광주드림 아카이브

곶감 120억 원 시민참여 예산 누가 빼먹나?

광주드림 기사


뉴스시민&자치
곶감 120억 원 시민참여 예산 누가 빼먹나?
광주 시민참여예산제 3년차… 여전히 ‘민원성’
일자리포털 구축·출산축하금 등 행정 뒷바라지
강경남 kk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7-11-01 06:05:01
 
▲ 광주지역 한 자치구에서 시민참여예산 배정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자료용으로 특정 사실과 무관합니다.<광주드림 자료사진>

 지난 9월1일 광주시는 ‘청년드림사업’ 1기 성과공유회 및 2기 출범식과 함께 ‘광주지역 청년 실태조사’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태조사는 “청년정책이 고용·실업정책 중심에서 복지·사회정책으로 확대되면서 정책 대상을 보다 세부적으로 파악해 자립기반이 취약한 청년층을 지원한다”는 목표로 올해 2월부터 진행된 것이었다.

 광주시 청년정책과에 주어진 역할과 업무를 위해 추진된 조사였는데, 알고 보니 이 조사를 하는데 들어간 5000만 원은 시민참여예산이었다.

 광주시의 시민참여예산제는 예산 편성에 시민들의 목소리와 참여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5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31일 시에 따르면, 한 해 120억 원을 시민참여예산으로 배정해 2016년 78건, 2017년 26건의 사업을 선정해 각 사업별로 5억 원 이하로 예산을 지원했다.

 당초 2017년 사업은 55건 110억 원 규모로 선정이 됐으나 지난해 연말 광주시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절반 이상의 예산이 삭감되며 사업건수가 대폭 줄었다.
 
▲ 행정적 활용, 민원처리용 나눠먹기
 
 감동백배 출산용품 마더박스지원(5억 원), 찾아가는 건강가정 코디네이터 운영(3억 원), 생활문화센터 운영 활성화(3억 원), 시민파랑새발굴단(우수사례 발간 등 관련 사업 포함 총 3억1900만 원), 경로당노인코디네이터(5억 원), ‘경로당의 대변신, 노인일자리허브로(3억 원)’, 문화가 있는 버스정류장 설치(3억5000만 원) 등이 전액 삭감되고, 소외계층 유·청소년 레져스포츠활동 지원은 3억1600만 원 중 2억 원이 삭감돼 1억1600만 원만 반영됐고, 다문화가족 지원 프로그램은 5000만 원 중 2000만 원이 삭감됐다.

 구체성이 없거나 선심성 사업으로 판단되는 사업, 사업은 선정이 됐는데 예산 심의과정에서 집행부도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하는 사업들이었다.

 특히, 2016년 시민참여예산제를 운영한 결과 사업이 취소되거나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사업이 있는가하면 건설·개발, 특정 민원 해결을 위한 사업 비중이 높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방범용 CCTV 설치, 쓰레기 불법투기 감시용 CCTV 설치, 배수로 정비, 진입도로 건설 등과 같은 2016년 사업들은 시민참여예산제를 해야 하는 이유 자체를 흔들고 말았다.

 시의회의 ‘철퇴’를 피한 2017년 사업들 일부도 내용상 “시민참여예산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냐”는 의문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광주시나 각 자치구가 정책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출산축하금 지원(5억 원)이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차선도색(2억 원), 과속방지턱 정비(5억 원) 등이 대표적이다.

 광주 청년계층 실태조사 역시 청년정책과가 청년정책과 청년사업 계획 수립을 위해 진행한 것임에도 시민참여예산을 통해 예산이 편성됐다.

 행정에서 살피지 못한 사각지대를 시민 아이디어와 참여로 보완하기 위해 운영되는 시민참여예산제가 “이미 민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이 뒤로 미루고 있던 사업들을 해소하는 수단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가 개선의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민원에 밀려”…“민원도 시민 요구”
 
 2018년 사업 선정 과정에선 광주 시민전체에 수혜가 돌아갈 수 있는 사업을 제안 대상으로 정하고, 시민참여예산위원과 관련 전문가, 담당부서 공무원의 컨설팅을 통한 심의 강화 등의 개선 대책을 실시했다. “사업 선정 시 특정 자치구 민원성사업, 특정단체사업, 도로포장, 시설 개·보수 등 SOC사업은 공모사업 심사에서 제외된다”는 원칙도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8월 7개 분야 40개 사업 120억 원 규모의 2018년 시민참여예산 사업 선정을 완료했다.

 하지만 여전히 민원성 사업들이 적지 않다. 천변로 보행로 정비(5억 원),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영역표시(5억 원), 통학로 조성(5억 원), 배수로 정비공사(1억 원), 골목길 소화기 설치(2억 원) 등은 “굳이 시민참여예산제로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들게 하고 있다.

 일자리종합포털 구축(5억 원)의 경우 “사실상 일자리정책과의 ‘숙원’을 시민참여예산제로 해결하는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시민참여예산제의 핵심인 ‘시민참여’가 주변으로 밀려나고 ‘예산’과 사업만 부각되는 광주시의 운영 방식을 곱씹어봐야 될 이유다. 

 12월 광주시의회의 예산 심의를 앞둔 2018년 시민참여예산 사업들이 과연 모두 내년 광주시 예산에 반영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시 담당자는 “그동안 ‘후순위’로 밀렸던 사업들이 시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선정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시민들의 제안과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선정이 된 것”이라며 “민원성 사업이라도 그동안 행정이 신경쓰지 못했던 부분들이나 일반 예산으로 풀지 못했던 것들을 해소한다는 것도 시민참여예산제의 기능이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 Copyrights ⓒ 광주드림 & gjdream.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11/01 - [광주드림 기사] - 광주 빛바랜 ‘시민참여예산’… 자치구는?

2017/11/01 - [광주드림 기사] - 광주 빛바랜 ‘시민참여예산’…서울시민참여예산은?

2017/11/01 - [광주드림 기사] - 광주 빛바랜 ‘시민참여예산’…뭐가 문제인가?